요며칠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 도무지 믿기지 않을 만큼 꿈만 같다. 지금이라도 당장 내려가 뵈면 병원에서 바짝 마르신 몸과 기력이 쇠한 손으로 우리를 반길 것 같은데...... 살아 계실 때 더 잘 해 드릴 것을 하는 후회를 끝도 없이 하고 있다. 하다못해 전화라도 자주할 것을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뼈속 깊이 아린다. 잘하고 있고 또 잘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멀리 가시고 나니 "어버이 살아 실제 섬기일랑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닳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 이 뿐인가 하노라" 하는 시조가 뇌리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동안 아버지도 몸과 마음이 너무 고통 받으셨다. 호시절을 병원에서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시고 떠나셨으니...... 우리 가족들과 제대로 여행 한 번 가보지도 못하고 뭐가 그리 바쁘셨는지 홀로 하늘나라로 가 버리시니 남겨진 우리 가족들에게 화목하게 잘 지내라고 한 마디 말씀도 없으시고.
아버지 가시는 길 외롭지 않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 주셨으니 좋은 곳에 가셔서 좋은 곳 구경 많이 하시고 좋아하신 약주도 많이 드시면서 편안하게 잘 지내고 계세요. 아버지는 멀리 가신게 아니라 저희 가족들 맘 깊은 곳에 계시니 남겨진 저희 가족들 걱정일 랑 하지 마세요. 살아계실 때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말 이제서야 땅을 치고 후회하며 외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