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도 없이 토요일의 오전을 아버지의 부음으로 일순간 눈앞에 깜깜해지는 경험을 한지가 엊그제인데..
어느새 일년을 지나 아버지를 추모하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버지! 지난 1년동안 아픔도 아무런 고통도 없는 좋은곳에서 잘 지내시고 계셨죠? 우리가족 모두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편안히 눈 감으시는 그 순간을 막연히 생각해 보곤 했었는데 아버지는 뭐가 그리 바쁘시다고 혼자서 가신 거예요..
차가운 영안실안에 계신 마지막 모습을 이 못난 딸은 자세히 보지 못했답니다.. 살아계실때 아버지는 저에게 친구처럼 가까운 분이셨는데도 무서운 마음에 문뒤에서 차마 보지도 못하고..
하지만 다음날 아버지의 편안하신 얼굴뵙고 말끔하게 멋진옷으로 갈아입으신 모습보고 우리 아버지 참 멋지시다고 생각했어요.. 살아계셨을때 풍류와 멋을 아시는 멋진 분이셨잖아요.. 외출하실땐 꼭 모자를 즐겨쓰시고.. 여행도 좋아하시고..
아프지않고 건강하셨더라면 서울에도 많이 오셨을텐데.. 너무도 건강하고 생활력강한 아버지 셨는데..
가끔씩 그런 생각한적 있었어요.. 우리 아버지는 무슨병이 걸려 병원에 입원한다거나 그런일이 있을까.. 아마도 우리 아버지는 아무병 없이 어느날 편안히 가실꺼다 그렇게 생각한적 있었어요.. 근데 너무도 의외의 병으로 너무도 갑자기 쓰러지셔서 오랜세월 많이 힘드셨지요?
어느 누구한테도 신세를 진다거나 힘들게 하거나 하는것을 많이도 싫어하셨던 아버지셨는데 오랜세월 혼자힘이 아닌 오빠나 언니한테 자기의 모든것을 의지하며 살아가시느라 많이 힘드셨을꺼란 생각 많이 했었어요.. 아프지 않았을때 집에 단하루도 누워계신다거나 하루종일 집에있는것 조차 뵌적이 없었을 정도로 건강하셨던 아버지셨는데..
언니,오빠 힘들게 하는거 아시기에.. 소변,대변 많이 본다고 음식도 많이 못 먹는다고 말씀하셨던 아버지..
아버지.. 살아계실때 따뜻하게 손 한번 잡아드리지 못해서 너무너무 죄송해요.. 아버지와 친하게 지내지 못하고 언제나 엄하신 아버지 모습을 생각해서인지 선뜻 아버지 손을 잡는다거나 팔짱을 낀다거나 하는것이 참 어색하기만 했어요..
어릴땐 다른집 친구들처럼 아버지께 아빠라고 참 부르고 싶었어요.. 하지만 너무도 어릴때부터 아버지 어머니라고 불러왔기때문에 아빠라는 말은 어색해서도 나오지 않았을것 같지만 그래도 어린맘에 참 부러웠던 말 아빠였답니다..
그래도 결혼해서는 아버지와 많이 친해졌었는데..
이렇게 국화꽃만발하고 단풍이 예쁜 이 계절에 아버지 살아계셨으면 손 꼭잡고 구경가고 싶어요.. 지금 제철인 새우도 사드리고 전어 구워서 소주도 한잔하고~ 생각해보니 아버지와 소주한잔도 못해봤네요.. 반주로 많이는 아니지만 소주한잔씩은 꼭 하셨었는데..
아버지.. 어머니도 성치 못하신데 딸들 삐뚤어지지 않게 키우시느라 너무도 힘드셨죠? 어린시절 딸이기에 아버지께 많은 단속의 소리를 들으며 컸었죠.. 하지만 말도 잴 잘안듣고 돌아다닌 이 딸이 아버지의 교육이 있었기에 좋은 남편만나 아이들 키우며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아버지! 하늘에서도 집에계신 어머니,,언니,,오빠.. 아버지 손주들 딸들 사위들 하나하나 잘 살펴봐 주시고 늘~ 좋은일만 생길 수 있도록 힘써주세요~ 걱정근심있는 아버지 자손들 걱정근심 없게 아버지가 살펴봐주시고 비록 하늘에 계시지만 아버지는 우리들 가슴에 늘 함께 있답니다.. 아버지 자주는 못오더라도 아버지 찾아뵐꺼고 마음으로 늘 아버지 찾고 있으니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함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