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리움을 표현하는 물건이나 대상이 있겠죠? 가을이 되어 빨갛게 감이 익어 가면 유독 아버지가 생각나고 그리워지네요. 어리시절 유난히도 개구졌던 딸은 감이 익을 무렵이면 뒤안 감나무에 올라가 땡감도 따고 홍시도 따고 그러다 떨어지기도 했었죠. 감나무는 내 어린 시절 놀이터가 되어 주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도 뒤안의 감나무를 많이 대견해 하셨던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추수를 앞둔 이 시기에 일꾼들의 간식도 되어 주었고, 어린 자식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훌륭한 간식거리임에 틀림이 없었으니까요.
하늘에 계신 아버지, 어머니..
늘 편안하게 잘 지내시고 계시죠? 아버지께서는 늘 강조해 오셨던 유지대로 형제간 우애하고 형제들의 가정에도 경사기 끊이질 않고 좋은 일들만 생겨서 이 모든 일들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 어머니의 보호가 있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쌀쌀한 가을이 되면 어느 계절보다 유난히 아버지가 그리워지네요. 단풍이 유난히도 예뻣던 96년 어느 해 아버지께서는 서울 사는 딸을 보러 오셨지요. 여행 좋아 하시고 풍류를 즐기셨던 아버지께서는 서울에 오시는 것도 참 좋아 하셨는데.. 아파트 뒷길 은행나무 노란 잎이 환상적인 그 길을 아버지와 함께 걸었었는데.. 맛있는 것도 좀 더 많이 함께 먹고 이곳저곳 여행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더욱 더 좋았을 텐데..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더 보고 싶고 그리워지네요.
어릴 땐 그렇게도 무섭고 무서운 호랑이라고만 느꼈었는데 커서는 잘 통하는 친구 같았던 아버지.. 좀 더 많이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어야 했는데.. 갑자기 찾아온 병마와 힙겹게 싸우다 가셔버린 아버지. 병중에 중풍처럼 무서운 병이 없다시던 말씀이 귓전에 들리는 듯 하네요.
이제 저도 벌써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건강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게 되네요. 특히 뇌졸중에 신경을 더 쓰고 있어요. 운동 열심히 하고 되도록 스트레스 안 받으며 살려고 열심히 노력 합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하늘에서 지켜보시리라 믿으며 가끔씩 힘들 땐 아버지를 찾으며 아버지께 기도하곤 해요. 내 기도 들어 주시고 힘을 주셔서 감사해요. 멀리 계시지만 늘 곁에 있듯이 이야기도 하고 그려볼 수 있는
내 아버지, 어머니.
살아 생전에 못 해드려서 정말 정말 죄송했는데 지금은 아버지, 어머니 떠 올릴 때마다 가만히 해보는 말 아버지, 어머니 많이 많이 사랑 합니다.
